이번에 탐방한 업체는 게임개발자라면 모두들 가고 싶어 하는 회사 중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웹젠이다.

너무 오랫만에 기사를 올려서 독자들께 죄송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아쉬운 니들이 참아야지.

기사의 분량이 많아서 잡설은 이만 생략하고, 아무튼 앞으로는 가능하면 되도록 더 자주 찾아뵐 수 있게 노력하기 위해 힘써 보기로 작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흠..흠....

그럼 본격적인 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의 등장 캐릭터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잠깐 참석자에 대해 소개하자면 웹젠에 근무 중인 졸업생 다섯 명 외에

- 진행  : 부원장

- 엑스트라 : 12기 프로그래밍과정 이한별, 이수한, 안석현

그리고 웹젠 홍보팀의 정소영님이 특별히 동석해 주셨다.

                            웹젠 회의실에 모여 앉은 졸업생과 취재진

[부원장] 만나서 반갑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담당업무와 함께 간단히 소개 바란다.

[동석] 나는 정환씨하고 같이 3D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필자] 상용엔진을 쓰지 않고 자체 개발해서 쓰나?

[홍보팀] 썬엔진이라고 해서 썬은 자체개발 엔진을 썼다. 다른 게임의 경우는 게임별로 다르다.

[승구] 위키스튜디오에서 시스템디자인을 하고 있다.

[민수] 나도 위키스튜디오에 함께 근무하고 컨텐츠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필자] 그럼 정환이 동석이가 한 팀, 승구와 민수가 한 팀인데 민정이만 따로 근무하는군.

[민수] 팀은 다르지만 전부 14층에 근무하고 있다.

[부원장] 그럼 몇 개 층을 쓰는 건가?

[홍보팀] 지금 6~7개 층을 쓰고 있다.

[필자] 회사가 크니까 몇 개 층을 쓰는지 파악하기도 힘들겠다. 우리학원은 간단명료한게 장점이다.

핫핫핫....-.-;;

[부원장] 전체 직원과 개발인원 수는 어떻게 되나?

[홍보팀] 9월30일 기준으로 전체직원이 661명이고 순수개발인원은 68% 정도이다.

[부원장] 우리 출신 중에 제일 고참은 누군가?

[승구] 나는 2년 좀 넘었다.

[민정] 작년 5월에 입사했으니까 1년6개월 됐다.

[민수] 9월18일에 입사했으니 2개월 됐다.

[동석] 10월9일에 입사했다.

[정환] 나는 10월16일에 입사했다.

[부원장] 기획파트는 세부적으로 구분했을 때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민정] 시스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승구] 위키팀에서 시스템디자인만 2년째 하고 있다.

[민수] 컨텐츠 디자인을 하고 있다.

[필자] 컨텐츠면 정확히 어떤 일인가?

[승구] 컨텐츠 쪽에서 전반적인 게임의 룰을 만들면 시스템 쪽에서 데이터화 한다.

[민수] 내 쪽에서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를 고민하고 승구는 어떻게 하면 게임으로 만들까를 연구한다.

[필자] 그럼 한 팀에 기획자가 몇 명이 있나?

[승구] 우리 팀은 6명이다.

[필자] 그럼 민정이네는?

[민정] 우리 팀도 6명이다.

[부원장] 다들 경력이 있어서 학원 졸업한지는 오래 됐지만 졸업프로젝트와 현업에서 개발하는 차이점을 들자면 어떤게 있나?

[승구] 학원 졸업프로젝트에서 장점이자 단점은 기간이 짧고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팀을 만들고 의사소통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팀원들이 게임에 반영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는데 기획자로서 좀 난감하다.

[민정] 학원에서는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금은 상용게임을 만들다보니 그 때와 목적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작업하는 스타일도 좀 달라진다.

[민수] 졸업프로젝트나 현업이나 작업스케줄이 존재하지만  현업에서는 좀 더 철저하게 지켜진다. 졸업프로젝트를 할 때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개발기간이 얼마가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현업에서는 작업일정이 보다 정확하고 잘 지켜진다. 하지만 학원프로젝트가 더 재미있다.

[필자] 보통 게임업계에 들어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직접 프로그래밍 해서 캐릭터를 움직인다든지 직접적으로 결과를 볼 수 있는 걸 좋아하는데 엔진 쪽에 일하면서 느끼는 장단점은 어떤 것인가?

[정환] 장단점에 앞서 얘기하자면 엔진 쪽은 개발프로세스와 더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일반적인 개발 작업은 같은 팀 내에서만 알고 있으면 되지만 엔진 팀은 모든 팀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개발자가 숙지하도록 문서화에 신경을 써야한다. 장점은 시스템의 깊은 부분까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단점은 아직까지 못 느꼈다.

[필자] 엔진 팀에서 일하다보면 직접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나?

[정환] 지금은 일에 대한 목표가 달라져서 게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그다지 없다. 게임을 좀 더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부원장] 정환이의 알려진 성향과 달리 내면적인 성향에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환] 그럼 나의 외형적인 성향은 도대체 어떻다는 건가?

[부원장] 그건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 (아는 사람은 알지)

[필자] 이따가 어차피 얘기 할 거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 내가 널 알고 지낸지 몇 년 됐지만 이렇게 의젓한 건 처음 봤다. 조금 이따 밖에서 만나면 다르겠지만... 동석이는 원래 엔진개발을 생각한 건가?

[동석] 나는 원래 엔진 쪽을 0순위로 생각 했었다.

[필자] 의외로 엔진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동석] 내가 원래 근본적인 걸 좋아 한다. 기술적인 부분을 배우면 오래도록 자산으로 남을 것 같다.

[필자] 재학생 중에도 엔진개발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질문 하겠다.

일반적으로 엔진을 개발하려면 수학이나 물리를 많이 공부해야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어떤가?

[정환] 물론 그렇지만 우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개발을 하면서 물리나 수학책을 많이 참고하는데 그런 걸 소화할 수 있는 기본기가 필요하고 여러 개발자가 사용할 엔진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어떻게 효율적인 구조로 만들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동석] 나는 요즘 프로그램을 분석을 하고 있는데 새로운 내용을 접했을 때 그걸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본지식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원서와 외국 인터넷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많기 때문에 영어공부도 필요하고 분석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게임개발은 일정에 많이 쫓기게 되는데 엔진쪽은 그런게 없겠다.

[정환] 엔진도 일정을 지켜야한다. 일정에 쫓기지 않기 위해서 예외사항에 대한 준비를 한다. 테스트에서 드러나지 않은 잠복한 버그가 있을 수 있고 스튜디오에서 엔진을 받아서 개발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를 예상하고 많은 생각을 거쳐서 작업을 진행한다. 실제 작업하는 스케줄 외에 구상하는 일정이 따로 있다고 보면 된다.

[필자] 원래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은 코딩하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길다는 얘기가 있다.

[부원장] 엔진은 웹젠 내에서만 쓰기 위한 용도인가, 아니면 상용화까지 고려하고 있나?

[정환] 당장은 사내에서 쓰기 위한 것이지만 상용화까지 가능한 엔진을 만들고 싶은 것은 많은 엔진개발자의 꿈일 것이다.

[부원장] 현재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언가? 인간관계라든지 뭐든 생각나는 게 있으면 말해달라.

[민정] 동접이요!!!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튀어나오는 민정양의 대답! 정말 솔찍한 답변이다. 하긴 개발자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게 뭐가 있겠나.

[승구] 나는 스노우보드 타는 거.... 아니, 프로젝트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원장] 그건 너무 소극적인 답변 아닌가? 민수는...

[민수] 마찬가지다. 우리 팀 분위기가 원래 그렇다.

[부원장] 그럼 회사 내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전은 무엇인가?

[졸업생 전원] ...........

[부원장] 기사화 될 거라 얘기하기가 좀 곤란한가?

[필자] 혹시 꿈이 이사나 사장 되는 거... 뭐 그런 거라 차마 말을 못하나?

[부원장] 회사 내에서의 입장을 고려해서 기사로 쓸 때 편집 할 테니까 편하게 얘기해라.

[민정] 내 꿈은 시스템디자인을 더 열심히 해서 시스템디자인을 총괄하는 것이다.

[부원장] 그 정도 되려면 경력이 얼마나 되어야 하나?

[민정] 음...

[필자] 그렇다면 지금 팀 내에서 본인의 경력이 어느 정도 서열인지 얘기해 달라.

[민정] 우리 팀장님하고 비교하면 내 경력이 절반쯤 된다.

[필자] 그럼 얼마 안 남았네?

[정환] 내 꿈은 TD(테크니컬 디렉터)가 되는 거다.

[동석] 내 계획은 우선 지금 개발하는 엔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고 장기적인 계획은 미국에 진출해서 프로그래머의 일을 하는 것이다. 당장에는 커리어를 쌓아야겠다.

[승구] 나는 욕심은 별로 없고 계속 기획자로 남는 거다. PD도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PD가 되면 사람들과 스케줄 관리를 해야 하는데 성격문제로 관리는 맞지 않는 것 같고 프로그래머나 누가 보더라도 시스템디자인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민수] 나는 내 생각이 가장 많이 반영된 게임을 만들고 싶다. 내 직책이 파트장이든 팀장이든 PD든 상관없이 내 생각을 많이 반영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필자] 민수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은가보다.

[민수] 아니다. (참석자들 폭소!) 현재 위키에 많이 쏟아 붓고 있다.

[부원장] 민수는 회사를 몇 번 옮겼는데 다른 회사에 비해 웹젠은 어떤 것 같나?

[민수] 인원이 많다보니 파트 간 커뮤니케이션이 직접적이지 않고 파트장을 통해서 전달된다. 의견전달에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보다 확실하게 진행되는 건 장점이다.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스케줄이 정확하게 지켜지는데, 먼저 내 쪽에서 나온 결과를 다른 파트에 전달하고 그 결과를 이용해서 또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완전하지 않은 결과물을 전달하면 일이 되돌아오고 다시 결과물을 보내려면 많은 시간이 소비되기 때문에 최대한 완전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필자] 그럼 일은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겠다. 민정이는 기획을 하면서 이런 부분을 앞으로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느끼는 건 어떤 게 있나?

[민정] 프로그래머하고 많이 일을 하다보니까 그 쪽에 대해서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늘 생각한다.

[필자] 너 프로그래밍과정 출신이고 프로그램 공부 했잖아? (참석자들 폭소!)

[민정] 그래도 어렵게 느껴진다.

[부원장] 그러면 프로그램을 따로 공부하고 있나?

[민정] 아니다. (참석자들 폭소!)

[필자]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 따라주는구만. 승구는?

[승구] 시스템디자인 하면서 힘든 적도 많이 있었다. 나름대로 일에 적응하고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 C++공부는 하다가 막혀서 지금은 안하고 요즘은 비주얼베이직과 엑셀을 공부한다. 엑셀에서 서버 데이터로 바로 올린다. 매크로나 프로시저로 툴을 만들기도 한다. 앞으로는 비주얼베이직을 더 공부하려고 한다.

[부원장] 최근 우리학원을 보면 그래픽과정 출신의 기획자가 많아지고 있어서 묻겠는데 그래픽과정 출신의 기획자로서 하고 싶은 충고는?

[승구] 먼저 재학생 때를 생각하면 말썽도 많이 피웠고 공부도 안 해서 선생님들께 죄송하다.

[필자] 오늘 따라 되게 솔찍한데?

[승구] 그래픽 출신 기획자로 포토샵이나 3d MAX를 알고 있다는 게 많이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고 기능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된다. 나에게 더 직접적인 툴은 엑셀과 비주얼베이직인데 그것을 사용해서 밸런싱 툴 등을 만들고 있다. 시스템기획을 하면서 고려할 부분은 로직과 변수다. 서버 쪽에 원하는 부분을 전달하려면 데이터 타입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지식을 많이 쌓기 바란다.

[필자] 재학생 때, 그래픽과정 출신이라 실무에 와서 프로그램 때문에 애로사항이 없었나?

[승구] 정말 눈물 많이 흘렸다. 프로그래머들이 요구하는 의도를 알아듣지 못해서 고생했다. 그래픽과정 기획자는 졸업프로젝트를 하면서 동료 프로그래머한테 최대한 많은 질문을 하고 배워야 한다.

[민수]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게 물어볼 수 있는 기회는 졸업프로젝트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필자] 민수는 요즘 공부해야겠다고 느끼는 게 뭔가?

[민수] 나에게 가장 시급한 건 애기 키우는 요령이다. (의외의 답변에 참석자들이 전부 뒤집어졌다)

어떻게 하면 목욕시킬 때 애기가 안 우나? 뭐 그런 거다.

[필자] 요즘 잠이 부족하겠네?

[민수] 아! 나는 독방을 쓰기 때문에 괜찮다.

[부원장] 코 골아서 그런 거 아냐?

[민수] 정답이다. 코 골아서 쫓겨났다.

[승구]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니 다들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부원장] 팀 내에 기혼자가 많나?

[승구] 우리 팀은 독신이 많지만 주로 애인은 있다.

[부원장] 사내 다른 팀과의 교류는 있나?

[민정] 업무나 동호회를 통해 교류가 있다. 그리고 전에는 14층에 있는 다른 팀과 스타크래프트 경쟁이 좀 있었다.

[부원장] 무슨 동호회가 있나?

[민수] 민정이는 혹시 사진동호회 회장 아닌가?

[민정] 아니다, 총무다.

[필자] 원래 사진 찍는 취미가 있었나?

[민정] 여기에 입사해서 3개월 할부로 카메라 질렀다.

[동석] 나는 농구동호회에 들었다. 화요일과 목요일, 그러니까 일주일에 이틀은 택시를 타고 실내체육관에 가서 플레이를 하는데 다른 회사와도 교류전도 갖는다. 동아리 활동이 회사생활에도 많은 활력을 준다.

[필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각 동호회에서 홍보 같은 것도 하나?

[정환] 물론 있다. 구두로도 하고 그룹웨어 게시판에도 홍보를 한다.

[필자] 사내에 동호회가 몇 개나 되나?

[홍보팀] 현재 약 30여 개가 개설 되어 있다.

[부원장] 다른 사람들은 동호회에 안 들었나?

[민수] 저는 축구동호회에 들까 생각 중이다. 손노리에 있을 때 축구동호회 ‘발노리’에서 활동 했었다. 애가 백일이 지나면 다시 할 생각이다.

[필자] 정환이는 데이트 하느라 바빠서 동호회 할 시간이 없을 것 같고...

[정환] ㅎㅎㅎ

[승구] 나는 스노우보드에 빠져있다. 2003년부터 탔다. 이번 시즌이 삼 년째다.

[민수] 승구는 대부분의 연봉을 스노우보드에 투자하고 있다.

[승구] 음, 장비값을 심하게 쓰고 있다. 동호회에는 가입 안했지만 우리 팀이나 ‘썬’팀, 운영팀에 타는 분들이 있어서 함께 즐기고 있다.

[필자] 장비를 다 샀으면 차도 샀겠네?

[승구] 얻어타고 다닌다. 회사 동료 좋다는 게 뭔가?

[필자] 스노우보드 동호회는 겨울 아닐 땐 뭘 하나?

[홍보팀] 스노우보드 동호회는 아니고 원래 익스트림스포츠 동호회다. 겨울에는 보드타고 평소에는 레이싱 카도 탄다.

[승구] 나도 거기에 가입하고 싶었는데 겨울만 되면 돈을 다 써서 가입을 못하고 있다.

[부원장] 웹젠은 게임개발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인데 웹젠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회사 자랑 좀 해봐라.

[승구] 월급 안 밀리고 잘 나온다.

[필자] 이 사람이 무슨...10년 전에 입사했나? 요즘 웬만한 회사는 다 그런데 그게 무슨 자랑이냐?

[승구] 프로젝트에서 업무가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는데 그런 부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노력하는 만큼 다른 부분이 뒷받침이 되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민정] 사원 복지부분이 다양해지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필자] 대표적인 건 어떤 게 있나?

[민정] 직원 휴게실도 생기고 우리포인트는 해서 포인트제도가 있다. 연봉 외에 입사하면 적립해주고 근무 개월 수에 따라서 일정 포인트를 적립해줘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필자] 근수 기간 말고 모범적으로 생활 한다거나 그럴 때 지원해주는 제도는 없나?

[홍보팀] 연말에 베스트 웹젠이라고 해서 성과가 우수한 직원에게 상금도 드리고 인사고과에도 가산점을 준다.

[부원장] 생일날 케이크를 준다거나 간식 제공은 없나?

[승구] 생일을 맞은 사람은 팀 내에서 자체적으로 챙겨준다.

[홍보팀] 회사 규모가 크다보니 직접 챙기기 어렵기 때문에 팀별로 팀비를 지원하고 있다.

[필자] 동호회에도 지원이 있나?

[홍보팀] 물론 동호회에도 지원금이 있다.

[부원장] 다른 자랑거리는?

[정환] 우리회사에 오면 실력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 들과 일하다 보면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그게 제일 자랑하고 싶은 점이다.

[승구] 보통 게임업체에서 ‘프로젝트는 사장이 시작하고 기획자가 마무리 한다’라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위키 팀은 시작도 기획자가 하고 개발도 기획자가 하고 마무리도 기획자가 한다. 기획자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오면 극한으로 일을 하지만 대신 많은 걸 배워갈 수 있다.

[필자] 그럼 야근 많이 하나?

[승구] 할 때도 있지만 보통 칼퇴근 한다. (참석자들 폭소!)

[필자] 칼퇴근 하는데 그게 무슨 극한이냐?

[승구] 아! 짧고 굵게 일한다는 얘기다.

[부원장] 전체적으로 야근이 별로 없나?

[민수]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스케줄만 맞추면 야근 할 필요가 없다. 일정을 맞추는 건 결국 개인의 역량이다.

[승구] 이도저도 아니면 PD를 잘 구워삶아서 스케줄을 늘리든지... ㅋㅋ

[민수] 우리는 여러 해외업체와 연결되어 있어서 함께 개발할 기회도 많기 때문에 배울게 많다. 개발자는 인터넷 검색용 PC와 사내 랜에 연결된 작업용 PC, 두 대를 주기 때문에 작업에 편리하다. 물론 보안문제도 해결이 된다.

[승구] 말 잘하면 모니터도 두 개 준다.

[민수] 나는 두 개였는데 하나 뺏어갔어. ㅠㅠ

[부원장] 그럼 사내에 개발 팀이 전부 몇 개인가?

[홍보팀] 국내에 6개, 해외에 1개가 있다. 

[필자] 그럼 해외에 파견 나간 직원들도 많이 있나?

[홍보팀] 국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해외 서비스를 주 타겟으로 하고 있는 타이틀도 있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현지에 파견되어 있다. 또한 헉슬리 스튜디오의 경우 해외개발자들도 팀에 합류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기술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부원장] 주로 어느 나라의 개발자들인가?

[홍보팀] 유럽과 미국 등 국적이 다양하다.

[부원장] 이번에는 재학생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해라.

[재학생들] 처음 기획자로 입사 했을 때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승구] 내가 게임업계에 기획자로 처음 들어왔을 때 한 일은 담배심부름이었다. (참석자들 폭소!)

상황마다 많이 다르겠지만 부분적인 설정작업부터 하게 된다. UI와 같은 부분적인 작업에서 인정을 받으면 시스템 쪽으로 넘어와서 테이블을 만드는 식으로 단계를 밟아가게 된다.

[재학생들]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나?

[승구] 자기 스스로가 공부를 많이 해야 되고 대부분 어깨너머로 배운다. 같이 일을 하면서 가르쳐주는 부분도 있지만 누구라도 자신의 노하우를 쉽게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일 잘한다는 말을 들으려면 프로그래머나 그래픽과 많이 접촉해서 그들이 원하는 의도를 잘 파악할 줄 알아야한다.

[재학생들] 회사에 출근하면 그 날 해야 할 일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나?

[승구] 스케줄에 맞춰서 일을 하다보면 결국 그렇게 된다. 각 파트장들이 모여서 서로 필요한 부분을 결정하면 그에 따른 변수, 수식 등의 작업량이 나오고 팀원에게 업무가 분담되는 방식이다. 그 과정을 거쳐 결국 기획자 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내용은 이런 식이다. “몬스터 패턴 하나 만들어봐.” 또는 “아이템 몇 가지 설정해라.”

[부원장] 그럼 처리할 일을 매일 나눠주나, 아니면 언제까지 기간을 주고 몇 가지의 일을 넘겨주나?

[승구] 전반적인 일정에 맞춰서 파트장이 그날그날 일을 넘겨준다.

[재학생들]  프로그래머가 처음 입사 했을 때 하는 일과 어려웠던 점에 대해 듣고 싶다.

[정환] 어느 회사든 신입사원은 회사나 소속팀에 대한 적응과 업무파악을 위해 수습기간을 거치게 되는데.................음............. 나보다는 신입사원인 동석씨가 설명 해주는 게 낫겠다.

[필자] 신입 때 아무 생각 없이 얼렁뚱땅 지냈으니까 할 얘기가 없는 거다.

[동석] 나 같은 경우에는 기존 업무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정리한 문서가 있어서 그 것부터 파악했다. 업무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하기 때문에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서 팀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업무의 방향을 잡았다.

[부원장] 정환이는 처음에 그런 문서가 있었나?

[정환] 인수인계 문서가 있었다. 문서자체가 신입을 위한 문서는 아니었지만 진행되었던 일이나 현재 진행 중인 일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그 문서를 이해하는 일이다.

[필자] 지금 재학생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이 동석이인 것 같다. 웹젠은 신입을 거의 안 뽑고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입사원 비율이 얼마나 되나?

[홍보팀] 현재 웹젠은 개발 전체 과정 중 중반을 넘긴 프로젝트들이 많아 개발 스튜디오의 경우 경력자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신입 채용이 활발했던 만큼 개발 프로세스의 진행에 따라 향후로는 현재에 비해 신입 채용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 지금이 아니고 향후라는 말에 갑자기 재학생들의 분위기가 싸늘해지면서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OTL

[부원장] 오늘 재학생들이 신입사원 동석이의 입사 노하우를 알고 싶어서 벼르고 왔는데....

[필자] 니들은 포기해야겠다.

[승구] 우리회사가 신입을 여간해서 안 뽑는 건 맞다. 하지만 나도 면접하는 자리에 가끔 참석하는데 꼭 경력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 주의 깊게 보는 것은 이런 것이다. 기본적인 서류작성 능력과 나는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당신네 회사의 게임에 접목시켜서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경력을 떠나서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민수] 신입사원은 지금까지 뭘 해왔나 보다는 앞으로 뭘 하겠다는 자신감과 비전이 중요하다.

[부원장] 그럼 추상적인 답변보다는 회사나 게임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해야겠다.

[동석] 나는 전에 두 군데 면접을 봤지만 졸업프로젝트 때 만든 게임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웹젠 기술면접 때는 졸업프로젝트로 만든 게임을 보여주고 내가 직접 구현한 부분과 엔진을 어떻게 설계 했는지 UML을 통해 설명을 했는데 그게 입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던 것 같다.

* 여기서 UML이란 Unified Modeling Language의 약자다. 무슨 내용인지는 프로그래머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시라. 이것도 공부다!

[필자] 동석이가 면접을 총 4번 봤던가?

[동석] 3번 봤다. 면접, 기술면접, 인성면접이었는데 기술면접만 한 시간 반이 걸렸다.

[부원장] 재학생들은 질문이 더 없나?

[재학생들] ....... 없다.

[부원장] 아까 보니까 질문을 많이 준비하는 것 같더니...

[민수] 오늘 후배들이 온다고 해서 어떤 질문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너무 단순하다. 그 정도로는 앞으로 웹젠에 입사하기 힘들겠다.

[필자] 앞으로 쟤들은 탐방에 데리고 다니지 말아야겠다.

[부원장] 마지막으로 하나만 질문하겠다. 여성 기획자가 드무니까 후배들이 궁금해 하는 것 같은데, 출근해서 퇴근하기 전까지 오늘 하루 민정이의 일과를 간략하게 얘기해 달라.

[민정] 출근하면 제일 먼저 메일확인을 하는데 오전에는 다른 팀에서의 문의사항 처리, 버그 판정 등을 위해 많이 다니는 편이다. 점심을 먹고 시스템디자이너로서의 본 업무와 회의 등을 한다. 주로 업무가 주간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맡은 업무의 진행상황을 매주 팀장님께 보고한다.

[필자] 게임업계에 아직까지 여성기획자가 많지 않은데 여성기획자로서의 장점은 뭐가 있나?

[민정] 장점이라면 응석이 잘 통한다. 음료수 사들고 가서 “팀장님, 이것 좀 해주세요.”라든지...

[필자] 장점이 그거 딱 하나야? (참석자들 폭소!)

[민정] 사실 평소에는 여성이라는 걸 서로 의식하지 않는다. 특별히 잘해주는 것도 없고 특별대우를 바라지도 않는다.

[부원장] 오히려 다르게 대하면 불편할 수도 있겠다.

[민정] 가끔씩 헤어스타일이 달라지면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는 정도?

[필자] 요즘은 게임의 타겟을 설정할 때 여성유저도 많이 고려를 하니까 기획에서 여성으로 이점은 없나?

[민정]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부원장] 오늘은 시간 관계 상 여기까지 하자. 다들 수고했다.

[필자] 잠시 후 퇴근하고 밖에서 만나자.

                              웹젠에 근무 중인 졸업생들 단체사진

                                       재학생 후배들, 부원장과 함께

사진을 찍고 떠나려는데 홍보팀에서 쫓아오더니 기념품을 하나씩 나눠준다.

이게 웬 횡재냐?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이번 기사는 상당히 길어졌다.

웹젠에 근무하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남기는 글을 마지막으로 이번 졸업생 탐방기사를 마치겠다.

다음에 찾아뵐 때까지 모두 건강하시라~

-재학생들에게 보내는 글-

어느덧 KGCA의 12기 멤버들이 모였습니다. 한창 열심히 공부 중이시고 또 한편으로는 2학기 때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기획, 준비하랴 많은 고심을 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초기에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참 많은 것을 얻었는데요. 생각한 대로 진행이 잘 되지도 않았으며 또 1학기 때 배우고 써먹어 왔던 것을 십분 발휘 하기가 참으로 어려웠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과 난해함 속에서 하나 둘 얻고 배워 나갔던 것들이 나중에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이란 것을 지금 이 순간에도 느낍니다.

그만큼 프로젝트의 중요성은 매우 높으며 사실상 프로젝트를 통해서 스스로 깨우치고 얻는 것이 KGCA의 얻어가는 그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다고 전 믿습니다.

이후에 졸업을 하게 되시면 취직을 위해 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시거나 할 텐데 그때 여러분들이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얻었던 경험을 십분 발휘 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프로젝트를(혹은 준비하는 포트폴리오) 준비하시면서 꼭 이점을 생각 해보셨으면 합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내가 이것을 얼마 만에 빨리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것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기초적인 정보나 지식을 내가 잘 알고 있는가?”입니다.

기초를 토대로 쌓여진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점을 감안하셔서 프로젝트를 준비하실 때 기초를 철저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그런 기초를 두루 다지신다면 문제를 해석하고 해결하는데 있어서 좀 더 넓은 시안을 얻을 수 있으니 이점 꼭 두고두고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하나를 배워 열을 얻는 입장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자신만의 모습을 서서히 가꾸시기 바랍니다.

건승하셔서 좋은 결과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수고 하십시요.